어디 가고 싶어

나 홀로 떠나는 1박 2일 여행기1. 파소 로블스 Paso Robles & 허스트 캐슬 Hearst Castle

윤띵크 2025. 4. 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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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혼자서도 운전한 시간이 꽤 되었겠다. 혼자 멀리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기회에 1박 2일로 계획을 잡았다. 미국에서 혼자 여행이라니 감개무량하다. 

파소 로블스 Paso Robles는 차로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이지만, 미국에서 그 정도 거리면 사실 근교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운전해서 샌 디에고까지도 가볼까 싶었지만 그래도 처음 하는 여행이니까 무리하지 말고 다녀오자는 마음으로 다녀오게 되었다.  

이곳은 파소 로블스 다운타운에 위치한 파소 마켓 워크로, 소규모 상점들이 입점해 있는 곳이다. 작년에 캠핑하러 가다가 이 동네에서 밥 먹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나가면서 봤던 곳이었다. 

https://maps.app.goo.gl/9yKq4y1S14ehfc6k9

 

Paso Market Walk · 1803 Spring St, Paso Robles, CA 93446 미국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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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다가 국물이 있는 게 먹고 싶어서 라멘을 먹었다. 혼자 식당에 앉아서 음식을 주문하고 먹으려니 어색했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능숙한 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치만 바 형식이라서 직원이 스몰토크라도 걸까 봐 유튜브 보면서 기다렸다. 

https://maps.app.goo.gl/tzXfGdhZjNtSKK79A

 

Momotaro Ramen · 1835 Spring St, Paso Robles, CA 93446 미국

★★★★☆ · 일본라면 전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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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라멘을 먹었는데, 육수가 느끼하지 않고 간도 적당했다. 유즈 코쇼가 들어가서 유자향이 나 산뜻하게 먹을 수 있었다. 직원이 맛있냐고 물어봐서 쌍따봉을 날려드렸다. 

화장실 안내판이 귀여워서 한 컷. 급한 일은 제때 해결하자.

 

이곳은 스피어헤드 카페 Spearhead cafe로, 두 번째 방문이다. 분위기도 좋고, 커피도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오게 되었다. 

https://maps.app.goo.gl/ou2xymL36wiv6XJ68

 

Spearhead Coffee · 619 12th St, Paso Robles, CA 93446 미국

★★★★★ · 커피숍/커피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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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개와 함께 와 계셨던 할아버지께서 내 필름 카메라에 관심을 보이시고는 갑자기 질문을 쏟아내셨는데, 잘 안 들려서 그냥 냅다 보여드렸다. 지금 생각해보니 35mm 필름 카메라니? 뭐 이런 질문이었던 것 같다. 

배도 든든히 채웠겠다, 오늘의 목적지인 허스트 캐슬 Hearst Castle로 향했다. 파소 로블스에서는 45분 정도 떨어진 곳이었는데, 가는 길이 아주 아름다워서 마음으로 감동의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초록초록한 풀들과 야트막한 산들이 매력적인 길이었다. 

계속 달리다보면 해안 도로로 유명한 1번 국도가 나오는데, 날이 좋아서인지 깊은 태평양 바다도 초록빛으로 반짝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갈 때 이 길로 쭉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를 안 보고 가면 섭섭할 것 같아서 중간에 차를 잠시 정차하고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닷바람이 굉장히 강하게 불었지만, 차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바다 한 가운데서 연처럼 패러글라이딩 하듯이 바람을 이용해 서핑을 하는 카이트 서핑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갑자기 하늘로 부웅 날기도 하고 파도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모습을 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허스트 캐슬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William Randolph Hearst 1919년부터 건축을 시작해 만든 아주 웅장한 별장이다. 건축은 미국 최초의 여성 건축가라고 할 수 있는 줄리아 모건 Julia Morgan이 담당했다고 한다. 

허스트 캐슬에 3시 즈음해서 도착을 했다. 주차를 하고나면 비지터 센터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발권을 해야 한다. 

https://maps.app.goo.gl/f1WqckHiAKtTF4M28 

 

허스트 캐슬 · 750 Hearst Castle Rd, San Simeon, CA 93452 미국

★★★★★ · 성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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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예약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35불이다.

허스트 캐슬은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은데, 인기가 많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시간에 투어가 일찍 마감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간 날은 평일이어서 그런지 전날 예약했음에도 여유가 있었고 당일에도 꽤 한산했다. 나름 캘리포니아주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운영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https://hearstcastle.org/

 

Home - Hearst Castle

A museum like no other William Randolph Hearst started to build a fabulous estate on his ranchland overlooking the village of San Simeon in 1919. He called the estate "La Cuesta Encantada" - Spanish for The Enchanted Hill. By 1947, the hilltop complex incl

hearstcastle.org

 

캐슬 자체가 공간이 굉장히 다양하다보니 투어 자체도 세분화가 되어 있었다. 처음 온 사람들은 보통 그랜드 룸스 투어 Grand Rooms Tour를 한다고 하는데, 나는 업스테어스 스위츠 투어 Upstairs Suites Tour를 신청했다. 

다음에 남편이나 친정 식구들이랑도 또 놀러 올 경우를 생각한 것도 있었지만, 계단을 타고 올라가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도서관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더 매력 있게 다가왔다. 개인 도서관이라니, 그만큼 더 개인의 취향을 잘 드러내는 공간도 없을 것 같았다. 

시간마다 빈번하게 투어시간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시간에 투어를 신청할 수 있는 선택권이 다양하다. 

이곳 안 쪽이 티켓 부스였는데, 창구도 많고 넓은 것으로 보아 평소에도 관광객이 굉장히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예약해서 받은 메일을 보여주면 손목에 차는 바코드를 준다. 마지막 타임이었던 3시 40분 투어를 예약했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3시 타임으로 바꿨다. 다행히 직원 분이 친절하게 변경해 주셨다. 

캐슬은 산 정상에 위치해 있어서 투어 예약시간에 맞춰 버스에 올라타면 된다. 예정된 시간에 딱 맞추어 출발하기 때문에 늦지 않게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참고로 투어하는 내내 화장실은 찾아볼 수 없었으므로,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올라가는 길에 아주 운 좋게 야생 산양 가족을 만났다. 

버스에서 내리면 각 투어에 맞는 담당 가이드를 만나게 된다. 이날 투어를 함께한 인원인 나를 포함하여 4명이었다. 내가 열심히 사진 찍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는지 가이드분께서 나보다는 어린 친구들을 중심으로 눈을 마주치며 열심히 설명하셨다. 

가구나 장식품들이 몇 백년 이상 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허스트가 굉장한 수집가였음이 틀림없다.

 

이런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새로운 방들이 계속 나온다. 

이곳이 가장 기대했던 방인 도서관이다. 돌아다닌 방 중 가장 넓은 곳이었다. 책은 가지런히 잘 정리되어 있었다. 어떤 책들이 꽂혀있는지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공간이 주는 느낌만으로도 흥미로운 곳이었다. 허스트는 이곳에서 코스튬 파티도 즐겼다고 한다. 

 

 

우아함이 가득 묻어나오던 방
부자들의 뷰란 이런 것인가

화장실은 대부분 대리석으로 마감되어 있었는데,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가 않고 최상급 호텔 화장실 같은 느낌이 났다. 

야외에 있던 우물. 부자는 본인 땅에서 물도 길어 마신다.
개인 테니스장도 있다니, 마치 영화 세트장 같다.

어쩌면 공간적으로 가장 아름다웠던 곳은 실내 수영장이었다. 물 깊이가 한 5m는 되어 보일 정도로 깊었는데, 높은 다이빙 대에서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을 것 같았다. 수영하고 싶은 욕구가 마음속 깊이 몽글몽글 솟아났으나, 어글리 코리안이 되지 않기 위해서 참았다. 

투어를 마치고 처음에 왔던 비지터 센터에 있는 기념품 샵에서 구경을 했다. 캐슬 안의 소품들에 비해 기념품들은 너무 촌스러워서 사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다만, 구석에 배치되어 있던 비누의 향이 아주 좋아서 나도 모르게 결제를 하고 말았다. 

투어를 마치고 예약해둔 숙소가 있는 파소 로블스로 돌아가다가 경치가 예뻐서 중간에 잠시 정차를 했다.

https://maps.app.goo.gl/KR4QUzYNHCNmb3ru6

 

Scenic Hill View · CA-46, Cambria, CA 93428 미국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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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여름에 굉장히 건조해지기 때문에 이런 푸릇푸릇한 모습은 봄까지만 볼 수 있는데, 딱 지금 시즌이 가장 예쁠 때인 것 같다. 혼자 왔지만 다음에 꼭 사랑하는 사람들이랑도 와서 보고 싶은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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