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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고 싶어

실리콘밸리 근교여행. 콧바람 쐬고 싶다면 카멜 바이 더 씨 Camel-by-the-Sea

by 윤띵크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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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L 수업이 일주일 봄방학을 맞았다.

평소 같으면 또 집에 퍼질러 드러누워서 낮잠이나 자거나 뜨개질을 종일하고 있었겠지만, 일주일이라는 타임어택이 주는 압박감이 어딘가 떠나야만 할 것 같았다. 마침 콧바람이 쐬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던 차였다. 

멀리는 가고 싶고,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떠나면 부담스럽고 어딜갈까 고민하던 차에 차로 1시간 반 정도면 도착하는 카멜 바이 더 씨 Camel-by-the-Sea*에 가기로 했다. 혼자 가면 무료하니 친구가 같이 가 주었다. 무려 운전까지.

신세 지고는 못 배기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도착하자마자 맛난 것부터 대접했다. 

 

*챗GPT한테 왜 하이픈(-)을 사이에 넣는지 물어보았다. "이걸 그냥 Camel by the Sea라고 쓰면, 낙타가 바닷가에 있다는 일반적인 문장처럼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Camel-by-the-Sea라고 하이픈을 넣으면, 그게 마치 특정 장소 이름처럼 읽혀요."라고 한다.

 

https://maps.app.goo.gl/cCcd6tJLAGsDuHSw7

 

Pangaea On Ocean Ave · Ocean Avenue Between Lincoln Street And, Dolores St, Carmel-By-The-Sea, CA 93921 미국

★★★★★ · 아시아 퓨전요리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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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서칭해서 보내준 식당 중에 하나를 골라서 왔는데, 사장님이 한국 분이신지, 아님 대세에 올라타신 건지 갈비나 김치볶음밥, 순두부찌개 같은 것들이 메뉴에 보였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한식을 먹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친구는 피시타코, 나는 버섯 라비올리를 주문했다. 

아, 클램 차우더도 볼로 하나 주문했는데,(컵이랑은 2불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센스 있게 나눠서 서빙해 주셨다. 다른 곳의 크램차우더와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쌀을 불려서 갈아 넣은 것 같은 알갱이들이 있어서 약간 죽 같은 느낌이었다. 친구는 수프의 주 재료인 루가 덜 풀린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지만, 그렇다기엔 굉장히 완성도 높은 맛이었다. 안에 조갯살도 큼직하게 들어있어서 씹는 즐거움도 있었다. 

솔직히 관광지에 있어서 기대 안 했는데, 라비올리를 한 입 먹고 충격 먹었다. 애초에 파스타도 안 즐기는 내가 파스타 중 한 종류인 라비올리를 주문한 것도 의문이긴한데, 이런 파스타라면 매일 먹어도 좋을 것 같은 맛이다. 

양송이버섯도 듬뿍 들어가 있고, 크리미한 소스에서 트러플 향이 난다. 양이 많아 보여서 아 이거 다 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빈 접시였다. 

친구가 먹은 피시 타코. 재료들이 듬뿍 올라가 있어서 두 손으로 들고 먹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친구 말로는 굉장히 맛있다고 했다. 친구는 배불러서 하나만 먹고 하나는 포장했다.

카멜 바이 더 씨에 오면 가면 꼭 들르는 도넛 집이 있다. 주문하면 그때서야 튀기기 시작하는데, 방금 튀긴 도넛을 먹으면 쫀득하면서도 부드럽고 아무튼 극강의 맛이 난다. 가격은 개당 4.5불 정도 하니까 저렴하지는 않다. 참고로 커피는 별로 맛없으니 비추. 

시나몬 슈가가 최애이며, 너무 맛있다고 포장해서 집에 가져가야지 생각한다면 말리고 싶다. 그냥 뭐든 나온 직후가 제일 맛있다. 

https://maps.app.goo.gl/ebamjGBhRwPzVxXo9

 

Dutch Door Donuts · 1 Mission St Unit 205C, Carmel-By-The-Sea, CA 93921 미국

★★★★★ · 도넛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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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올리브 오일 집도 이 근처에 오면 꼭 하나씩 사가는 곳이다.

https://maps.app.goo.gl/XB8v6UQJvRJgMXHK9

 

Olivier Napa Valley · Ocean 4, San Carlos St, Carmel-By-The-Sea, CA 93921 미국

★★★★☆ · 고급 식료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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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통에 올리브 오일이 종류 별로 담겨 있어서 시식도 해볼 수 있다. 우리가 잘 사먹는 하우스 블렌드 오일이 다 떨어져서 다른 오일로 도전해 보았다. 

발사믹 식초도 엄청 녹진해서 샐러드랑 먹을 때 잘 어울린다. 얼마 전에 코스트코에서 산 발사믹은 너무 묽어서 별로인데 심지어 대용량이라 줄어들지도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발사믹은 다음에 왔을 때 주문하기로 한다. 

 

근처에 걷기 좋은 트레일이 있다고해서 온 곳은 포인트 로보스 스테이트 자연보호구역 Piont Lobos State Reserve이다. 

https://maps.app.goo.gl/EvCyjyoc8CndLBVQ9

 

포인트 로보스 스테이트 자연보호지역 · Carmel-By-The-Sea, CA 93923 미국

★★★★★ · 주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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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쪽에도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지만, 10불의 입장료를 내야 했다.

입장료를 내지 않는 방법으로는 출입구 앞 쪽 도로에 갓길 주차를 하는 방법이 있으나, 차들이 쌩쌩 달리기 때문에 걸을 때 조심해야 한다. 

입구부터 바닷가 쪽을 따라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산책길이 잘 되어 있어서 아주 좋다. 

등산길은 전혀 아니고 경사 없이 평탄하게 길이 잘 닦여 있어서 남녀노소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길이었다. 약간 제주도의 비자림 느낌이 났다. 

공사 때문에 막혀 있는 길이 두 곳 정도 있었는데, 입구에 지도랑 같이 잘 설명되어 있으니 확인하고 가면 좋다. 우리는 레이스 라이컨 트레일Lace Lichen Trail을 따라 바다까지 쭉 걸어갔다. 

역시 태평양. 파도가 크고 시원하다. 

 

주변에 바다사자 울음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바위에 가린 건지, 멀리 있는 건지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바로 앞바다에서 해달 같은 무언가가 둥둥 떠있는데 긴가민가 하다가 결국 옆에 망원경 들고 있는 사람한테 해달 맞냐고 물어보고 망원경까지 빌려줘서 보았다.

역시나 너무 귀여워. 몬터레이나 카멜바이더씨에서 해달을 볼 수 있는 확률은 굉장히 높으니 올 때 망원경은 꼭 챙겨 오는 것을 추천한다.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귀여운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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