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기계식 키보드에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과 기계식 키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 그 중간은 없다.
지인이 기계식 키보드에 빠져 얼마나 좋은 지 이야기해 주었고, 처음에는 분명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궁금증이 생겼다.
한 번 사볼까 고민 중에 기계식 키보드가 도대체 뭐길래! 유튜브 영상을 찾아본 후 더 혼란에 휩싸였다. 도각도각은 뭐고 보글보글은 무엇이란 말인가. 황축, 회목축, 경해축 알아야 하는 단어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 근데 또 영어 이름은 달라서 그게 그건가 다시 한번 더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키 색상에 따라서 쓰이는 스위치도 달라서 색상을 보고 고르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주변에 여기저기 물어보는데, 이 실리콘 베이에는 다 개발자밖에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기계식 키보드 없는 사람이 나뿐인 것 같았다. 자존심이 상해서(?) 그날 밤 늦은 시간인 11시에 아마존에 주문을 넣었는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미 배송이 완료되어 집 앞에 와 있었다. 지금 이 포스트도 새로 구매한 키보드로 작성 중이다.
참고로 한국에서 더 다양한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데, 내장 배터리가 들어있어서 한국에서 구입해서 들어올 때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확실하진 않음) 위험 부담을 안고 싶지 않기도 하고 한국에 다녀올 계획이 없기 때문에 아마존에서 그냥 주문했다.

내가 산 키보드는 독거미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AULA의 (지금까지도 ALUA인 줄 알았다.) F99 키보드이다. 오른 쪽 숫자키가 없는 거, 있는 거에 따라 제품의 숫자가 바뀌는데 나는 숫자키가 있는 것이 편할 것 같아서 F99로 샀다. 스위치는 회목축이다. (GRAYWOOD)

충전식이어서 블루투스로도 연결이 되고, 유선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생각보다 키보드가 무거워서 들고 다니면서 쓸 일은 없을 것 같다.
키보드에 아주 화려하게 불빛도 들어오는데, 취향에 맞게 설정해서 사용이 가능하다.

처음에 사용할 때는 키보드 소리가 소음에 가깝게 들렸는데, 다음 날 키보드를 치고 싶어서 이유 없이 두들기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내가 산 키보드는 조약돌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아직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오히려 다른 거 사볼 걸 이라는 아쉬움은 생겨도 괜히 샀다는 생각은 안 든다. 하나쯤은.. 갖고 있으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타건음 비교 영상은 유튜브에 많으니 가서 들어보고 비교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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