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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고 싶어

텍사스 여행 4. 오스틴에서 내 인생 최고의 재즈 그리고 바베큐: Buc-ee's, Eldorado Cafe, Mt. Bonnell, Texas Capital, Paker Jazz club, The Salt Lick

by 윤띵크 202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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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는 휴게소일 것이다. 

없는 거 빼고는 다 있다는 한국 휴게소에서 항상 호두과자나 알감자, 커피 같은 것들을 사 먹어봤지만 사실 휴게소는 휴게소일 뿐 마치 관광 코스 중에 하나로 어머! 여긴 꼭 가야 돼!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남편은 텍사스에 오기 전부터 "버키즈 안 가봤지? 꼭 가봐야 돼."를 시전 하며 리스트업 했는데, 사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뭐 슈퍼마켓 같은 곳이겠지 라는 생각에 별 감흥이 없었다.

텍사스의 대형 휴게소 체인점인 버키즈(Buc-ee’s)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일단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주유소부터 엄청난 규모였는데 곳곳에 그려져 있는 메인 캐릭터 비버의 광기를 보는 것 같았다. 

텍사스에서 이날 처음으로 주유를 했는데,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저렴하다. 1갤런의 2.45불이라니, 얼마 전에 우리 동네 주유소에서 4.8불에 주유했었는데, 같은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이다. 텍사스 자체가 최대 산유 지역이기도 하고 주류세에 따른 차이라 한다. 텍사스에서 전기차가 안 보이던 이유가 있다. 

실내에 들어오자마자 버키즈 인형이 나를 반겨준다. 처음에는 너무 귀엽다 싶었는데 모두 같은 표정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비버를 보자니 약간 복제된 인간의 무리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비버의 광기 그 자체이다. 

중앙에는 텍사스 바베큐 샌드위치를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코너도 있었다. 먹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위의 용량은 한정적이라 더 맛있는 음식을 위해 비워두기로 했다. 

"전에 검색했을 때 분명 버키가 돌아다닌댔는데..." 하며 두리번거리니 남편이 자긴 한 번도 본 적 없다며 날 무시했지만 갑자기 직원에 팔에 끌려가는 아니 사실은 인간에 팔에 의지한 버키가 눈앞에 나타나 손을 흔들었다. 귀엽ㄷ....

광기라 해서 미안해, 그냥 귀여운 거였어.

나나콘 같은 과자를 사들고 다시 오스틴으로 향했다.

 

텍사스는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 심심찮게 텍스멕스 Tex-Mex라는 말을 찾아볼 수 있다. 텍사스에 왔으니 멕시코 요리도 한 번 먹어보다 해서 평점 좋은 식당을 한 군데 찾아놨었는데, 일요일 점심이라 그런지 대기만 한 시간이었다. 

https://maps.app.goo.gl/Zx9MAW8QE5NDYnfd9

 

Eldorado Cafe · 3300 W Anderson Ln. #303, Austin, TX 78757 미국

★★★★★ · 멕시코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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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로 나오는 나쵸가 아주 바삭하고 맛있었는데, 디핑소스가 정말 최고였다. 엄청 신선하고 안에 들어간 재료들이 다 살아 있었다. 

메인 음식들도 엄청 맛있었다. 사람이 많은 맛집에는 다 이유가 있다. 

 

사실 한 시간 대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리스트에 이름을 등록한 다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아주 예쁘다는 본넬산 Mt. Bonnell에 다녀왔다. 주차는 입구 근처 도로변에 하면 된다. (무료)

https://maps.app.goo.gl/wat38ejLj65aZbVT7

 

본넬 산 · 미국 78731 텍사스 오스틴

★★★★★ · 산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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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흐리다가 이때 잠깐 해가 났는데, 습도도 높고 엄청 더워서 머리가 핑 돌았다. 지금 시즌에 비가 많이 오긴 해도 놀러 다니기 좋은 때라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한 여름에는 정말... 못 돌아다닐 것 같다.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강가에는 다 집이었는데, 부촌이었다. 집에 요트 정착장이 하나씩 딸려있는 그런 집들을 보자니 살고 싶다는 생각보다도 저런 친구를 한 명 두어서 그 집에 한 번 놀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스틴에서는 호텔 말고 에어비앤비를 예약해 두었다. 호스트 집 한 켠에 딸린 아기자기한 집이었다. 

공간은 넓지 않아도 둘이 지내기에는 충분했고 주방, 침실, 샤워실까지 다 신식으로 갖춘 곳이었다. 나무로 내장 인테리어를 한 것도 좋았고, 통창이어서 커튼을 열면 나무랑 잔디가 보여서 싱그럽게 느껴졌다. 

호스트가 센스 넘쳤던 게, 아마도 본인이 수확한 걸로 보이는 로컬 꿀도 작은 유리병 안에 담아서 선물로 두었다. 고이 집까지 가져와서 얼마 전에 먹었는데 향도 맛도 진해서 맛있었다.

짐을 내려놓고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오스틴 시내로 들어갔다.

오스틴은 텍사스의 주도로, 텍사스 주 의사당이 오스틴에 위치해 있다. 앞에는 시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잔디공원도 조성되어 있어서 다들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했다. 내부도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우리는 이후 일정 때문에 외부만 둘러보았다. 

https://maps.app.goo.gl/R9gZM5sGrZraVDWT7

 

텍사스 캐피톨 · 1100 Congress Ave., Austin, TX 78701 미국

★★★★★ · 주정부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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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끝까지 일자로 뻗은 도로가 인상적이다.

 

오스틴에서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재즈바였다. 우리 부부는 여행을 떠날 때마다 그 지역에 유명하거나 오래된 재즈바에 가는 걸 좋아한다.

특히 텍사스는 컨트리, 재즈 음악으로 매우 유명하기 때문에, 여행을 계획할 때 어디 재즈바가 유명한지 알아봤는데, 많은 재즈바 중 파커 재즈클럽을 선택했다.

자리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자리마다 가격이 조금 차이가 있지만 인당 35불-40불 정도 한다. 

https://maps.app.goo.gl/V3riHEtjPtCL1cHk6

 

Parker Jazz Club · 117 W 4th St #107b, Austin, TX 78701 미국

★★★★★ · 재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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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나 음료를 주문하는 것은 자유롭게 하면 된다. 나는 목테일 모히또를 주문했고 남편은 맥주를 주문했다. 

그리고... 약간의 졸음 방지용으로 공연 중간에 치즈케이크를 주문했는데 너무 맛있었다. 구글리뷰에서 본 다른 한국인의 평에 따르면 이 집에 피자가 그렇게 맛있다고 한다. 주변에 다른 많은 테이블에서 피자를 주문해서 드시고 계셨다. 

Kris Kimura Quartet라는 재즈팀인데, 토요일마다 공연하는 고정 멤버인 것 같았다. 어찌나 관중을 휘어잡으시던지, 매력이 철철 넘쳤다. 공연 말미에 기념일인 사람들을 위해서 잔잔한 음악을 깔아주고 춤을 추게 했는데, 결혼 60주년을 맞이해 방문하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춤을 보면서 나 혼자 눈물을 주륵주륵 흘렸다. 

 

오스틴의 밤은 뜨겁다.

 

다음 날, 산 안토니오로 이동하기 위해서 숙소를 나왔는데, 5분 정도 되었나 갓을 쓴 사람의 그림이 보이는 것이다. 뭐지 싶어서 자세히 보니  오스틴에 딱 하나 있다는 한인 성당이었다. 갓을 쓴 사람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셨다. 마침 11시 미사 시간이 다 되기도 했고, 반가운 마음에 미사를 드렸다. 

 

오늘 점심은 오스틴에서 아주 유명한 바베큐집인 더 솔트 릭에서 먹기로 했다. 얼마나 사람이 많이 오면 주차장도 엄청 넓고, 체크인 카운터가 따로 있었다. 야외에 쉴 수 있는 테이블도 많고 한 카우보이가 걸쭉하게 컨츄리 음악을 불러주고 있어서 기다리는 재미가 있다. 아쉽게도 우리는 15분 만에 입장 알림이 왔다. 

https://maps.app.goo.gl/wZsAo5yA2m2SwKNg9

 

더 솔트 릭 바베큐 · 18300 Ranch to Market Rd 1826, Driftwood, TX 78619 미국

★★★★★ · 숯불구이/바베큐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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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콤보 2개를 주문했다. 콤보 1개 당 고기 종류를 2개 고를 수 있어서 브리스킷, 포크립, 소세지, 풀드포크를 선택했다. 

이곳을 훈연을 독특하게 한다. 다른 바베큐집들은 드럼통 같은 곳에 넣고 오랜 시간 가둬놓은 채로 훈연을 하는데, 이곳은 오픈해 놓은 상태로 계속 소스를 발라주고 뒤집고 하면서 훈연해주고 있었다. 직원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모습에 엄청난 노고가 느껴졌다.

맛평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먹고 울었다. 내 생애 이렇게 맛있는 바베큐를 또 먹을 수 있을까 싶어서. 내가 아는 맛의 극강의 맛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깨달았다. 남편이 텍사스 바베큐는 다르다더니, 이거 먹으러 오스틴엔 또 오고 싶다. 

디저트로는 홈메이드 피칸파이를 먹었다. 홈메이드라니 안 먹을 수 없잖아. 바베큐가 이렇게 맛있는 집이라면 다른 것이 맛없을 수 없다. 

고기를 냉동으로도 혹시 포장해 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기념품샵에도 들렀지만 티셔츠 같은 기성품들밖에 없었다. 이 사람들 장사 못하네... 아니 잘하는 건가... 또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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